혼.잣.말
아이팟의 의미 본문
RATIONAL CONSUMER
The meaning of iPod
Jun 10th 2004
Consumer electronics: How Apple's iPod music-player and its imitators are changing the way music is consumed
아이포드의 의미란 무엇일까? 컴퓨터 메이커인 애플이 2001년 10월, 주머니-크기의 뮤직-플레이어를 선보일 때, 회의적인 여론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비판가들은 399 달러라는 높은 가격을 지적했으며, 이 비용은 라이벌 뮤직 플레이어에 비해 크게 높은 값이었다. 게다가 만만치 않은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 애플이 경쟁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한 몫 하였다. 또 있다. 아이포드를 발표할 시기는 기술 경기가 불경기일 때였다. 아이포드의 뜻이 무엇인고 하니, 당시 인터넷 게시판에는 “idiots price our devices”이나 “I prefer old-fashioned discs”라고 익살을 떨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비판은 잘못이었음이 빠르게 드러났다. 아이포드는 이제 제일 유명한 패션 아이템이자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가 되었다. 더구나 이 시장을 애플이 선도(표를 보시라)하게 되었고, 최신 모델인 아이포드 미니에 대해서는 수요를 못 맞출 정도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의 거리와 지하철 안에서, 아이포드 사용자(아이포드 특휴의 흰색 헤드폰으로 알아볼 수 있다)들이 넘쳐난다. 패션 업체들도 나서서 아이포드 케이스를 제작하고, 팝스타들은 자기 비디오에서 아이포드를 갖고 나온다. 아이포드는 히트작이다.
아이포드의 성공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이유는 충분한 용량이다. 첫 번째 아이포드는 천 곡이 넘어가는 5G였다. 최신 모델 중 40G의 아이포드는 만 곡은 거뜬히 담을 수 있다. 아이포드가 나오기 이전, 대부분의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들은 플래시-메모리로 노래를 저장시켰으며, 많이 담아봤자 열 몇개가 전부였다. 하드디스크의 대용량이라면 소비자들이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하리라는 애플의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또한 애플의 멋진 아이튠즈 소프트웨어와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는 곡당 0.99 달러에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했고, 이것이 또한 선순환을 일으켜 아이포드 판매를 가속시켰다.
주변기기에 사족을 못쓰는 광적인 사람들이나 쓰는 것이라 폄하하기는 쉽다. 하지만 전세계의 3백만 아이포드 사용자들은 단순한 소수가 아니다. 하드디스크-기반의 아이포드 비슷한 디바이스가 이제 포터블 뮤직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In-Stat/MDR의 조사에 따르면, 아이포드는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 전 시장에서 22%, 하드디스크-기반 플레이어에서 71%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이 시장은 제일 빠르게 성장중에 있다. 5 년 정도 후를 예측해보면 연당 45%가 성장할 것이며, 2005년 중에 플래시-기반 플레이어들을 하드 디스크 기반이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장 아이포드 사용자들이 곧 미래의 사용자들을 이끈다는 이야기다. 아이포드 사용자들의 디지탈 플레이어 경험이 음악 소비의 패턴을 바꾼다는 뜻이다.
Professor iPod speaks
영국 University of Sussex에 있는, 기술 문화 충격 전문가인 마이클 불(Michael Bull)보다 아이포드 사용자들의 행동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카셋트-기반의 소니 워크맨에 대한 연구에 이어, 지금 그는 수천 명의 아이포드 사용자들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의 음악 소비 양태(樣態)는 세 가지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제일 중요한 첫 번째 변화부터 보자. 아이포드는 음악을 어디서, 어떻게 듣는 지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재량권을 준ㄷ나. 아이포드라고 해 봤자, 카셋트나 CD-기반 플레이어랑 다를 점이 없지 않은가라는 질문부터 꺼낼 것이다. 가방 안에 카셋트나 CD가 언제나 몇 개/몇 장씩 있지 않은가? 그런데 불에 따르면, 갖고 다니는 카셋트나 CD 중에 마음에 맞는 것이 없으면 아예 안 듣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하드디스크 기반의 대용량이라면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상황에 걸맞는 음악이 언제나 옆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때이건, 뭘 하건 간에 상관 없다. 따라서 아이포드 사용자들은 조깅이나 출퇴근 시간처럼 특별한 행동을 하는 특별한 시기에 특별한 음악을 듣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어디서 무엇을 들을 지에 대한 재량권이 생겨서, 아이포드는 적어도 어느 순간만큼은 사용자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이를테면 공항에서 줄을 섰다던가, 연착된 기차를 기다린다던가, 아이포드 사용자들은 재량권을 누린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들은 휴대폰을 올 때마다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훨씬 가려서 받는다는 말이다. 즉, 아이포드와 휴대폰 기능의 조합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영역 침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포드가 반-사교적인 기기라는 말은 아니다. 아이포드의 두 번째 영향은 전통적으로 사교적인 행위라 할 수 있는 음악 소비를 훨씬 더 사교적으로 만드는 데에 있다. 아이포드를 집에서 쥬크박스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포드를 갖고 다니면, 언제나 새 트랙을 친구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음악 콜렉션 전체를 들고다닐 수 있다. 수많은 아이포드 사용자들이 특별한 선곡, 목록을 만들어서, 가족들과 같이 차 안에서 듣는다. 가족들은 재생 목록에 대해 타협하기 때문에, 디즈니 곡에서부터 재즈, 저스틴 팀벌레이크까지 모두 담을 수 있다.
이 효과는 세 번째 영향으로 이어진다. 비닐 레코드나 CD의 한계를 벗어난 이러한 기능은 앨범에 대한 인식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음악가들이야 원한다면 당연히 앨범을 만들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 팔리는 음악은 대부분 트랙 별로 팔리고 있다. 앨범이 갑자기 구식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싱글의 부활이라고 해도 좋다.
그렇다면 다음은 비디오 아이포드일까? 놀랍게도 위의 세 가지 점들 중에서 비디오에 해당하는 면이 하나도 없다. 개를 산책시키면서 영화를 보는가? 아니면 좋아하는 영화의 장면을 모아서 재생 목록을 따로 만드는가? 아니면 영화 장면 별로 구입을 하기라도 하나? 이미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포터블 비디오-플레이어는 물론 긴 여행과 같은 특별한 수요가 있다. 하지만 비디오 포터블 플레이어가 업계를 뒤흔들 정도의 제품이 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포드와 그 복사(複寫)사들이 예기치 않게 그 점을 증명한 셈이다.
Copyright ? 2004 The Economist Newspaper and The Economist Group. All rights reserved.
The meaning of iPod
Jun 10th 2004
Consumer electronics: How Apple's iPod music-player and its imitators are changing the way music is consumed
아이포드의 의미란 무엇일까? 컴퓨터 메이커인 애플이 2001년 10월, 주머니-크기의 뮤직-플레이어를 선보일 때, 회의적인 여론에는 전혀 부족함이 없었다. 비판가들은 399 달러라는 높은 가격을 지적했으며, 이 비용은 라이벌 뮤직 플레이어에 비해 크게 높은 값이었다. 게다가 만만치 않은 소비자 가전 시장에서 애플이 경쟁해야 한다는 어려움도 한 몫 하였다. 또 있다. 아이포드를 발표할 시기는 기술 경기가 불경기일 때였다. 아이포드의 뜻이 무엇인고 하니, 당시 인터넷 게시판에는 “idiots price our devices”이나 “I prefer old-fashioned discs”라고 익살을 떨 정도였다.
그런데 그런 비판은 잘못이었음이 빠르게 드러났다. 아이포드는 이제 제일 유명한 패션 아이템이자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가 되었다. 더구나 이 시장을 애플이 선도(표를 보시라)하게 되었고, 최신 모델인 아이포드 미니에 대해서는 수요를 못 맞출 정도다. 뉴욕, 샌프란시스코, 런던의 거리와 지하철 안에서, 아이포드 사용자(아이포드 특휴의 흰색 헤드폰으로 알아볼 수 있다)들이 넘쳐난다. 패션 업체들도 나서서 아이포드 케이스를 제작하고, 팝스타들은 자기 비디오에서 아이포드를 갖고 나온다. 아이포드는 히트작이다.
아이포드의 성공에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제일 중요한 이유는 충분한 용량이다. 첫 번째 아이포드는 천 곡이 넘어가는 5G였다. 최신 모델 중 40G의 아이포드는 만 곡은 거뜬히 담을 수 있다. 아이포드가 나오기 이전, 대부분의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들은 플래시-메모리로 노래를 저장시켰으며, 많이 담아봤자 열 몇개가 전부였다. 하드디스크의 대용량이라면 소비자들이 기꺼이 돈을 더 지불하리라는 애플의 예측은 정확히 들어맞았다. 또한 애플의 멋진 아이튠즈 소프트웨어와 아이튠즈 뮤직 스토어는 곡당 0.99 달러에 다운로드를 가능하게 했고, 이것이 또한 선순환을 일으켜 아이포드 판매를 가속시켰다.
주변기기에 사족을 못쓰는 광적인 사람들이나 쓰는 것이라 폄하하기는 쉽다. 하지만 전세계의 3백만 아이포드 사용자들은 단순한 소수가 아니다. 하드디스크-기반의 아이포드 비슷한 디바이스가 이제 포터블 뮤직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In-Stat/MDR의 조사에 따르면, 아이포드는 디지탈 뮤직 플레이어 전 시장에서 22%, 하드디스크-기반 플레이어에서 71%의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으며, 이 시장은 제일 빠르게 성장중에 있다. 5 년 정도 후를 예측해보면 연당 45%가 성장할 것이며, 2005년 중에 플래시-기반 플레이어들을 하드 디스크 기반이 잠식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당장 아이포드 사용자들이 곧 미래의 사용자들을 이끈다는 이야기다. 아이포드 사용자들의 디지탈 플레이어 경험이 음악 소비의 패턴을 바꾼다는 뜻이다.
Professor iPod speaks
영국 University of Sussex에 있는, 기술 문화 충격 전문가인 마이클 불(Michael Bull)보다 아이포드 사용자들의 행동에 대해 더 잘 아는 사람은 드물 것이다. 카셋트-기반의 소니 워크맨에 대한 연구에 이어, 지금 그는 수천 명의 아이포드 사용자들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그에 따르면, 이들의 음악 소비 양태(樣態)는 세 가지의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한다.
제일 중요한 첫 번째 변화부터 보자. 아이포드는 음악을 어디서, 어떻게 듣는 지에 대해 훨씬 더 많은 재량권을 준ㄷ나. 아이포드라고 해 봤자, 카셋트나 CD-기반 플레이어랑 다를 점이 없지 않은가라는 질문부터 꺼낼 것이다. 가방 안에 카셋트나 CD가 언제나 몇 개/몇 장씩 있지 않은가? 그런데 불에 따르면, 갖고 다니는 카셋트나 CD 중에 마음에 맞는 것이 없으면 아예 안 듣는 성향이 있다고 한다. 하드디스크 기반의 대용량이라면 이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 상황에 걸맞는 음악이 언제나 옆에 있기 때문이다. 어떤 때이건, 뭘 하건 간에 상관 없다. 따라서 아이포드 사용자들은 조깅이나 출퇴근 시간처럼 특별한 행동을 하는 특별한 시기에 특별한 음악을 듣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어디서 무엇을 들을 지에 대한 재량권이 생겨서, 아이포드는 적어도 어느 순간만큼은 사용자들을 편안하게 만들어줄 수 있다. 이를테면 공항에서 줄을 섰다던가, 연착된 기차를 기다린다던가, 아이포드 사용자들은 재량권을 누린다는 이야기다. 또한 이들은 휴대폰을 올 때마다 받지 않는 경향이 있다. 훨씬 가려서 받는다는 말이다. 즉, 아이포드와 휴대폰 기능의 조합은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영역 침범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포드가 반-사교적인 기기라는 말은 아니다. 아이포드의 두 번째 영향은 전통적으로 사교적인 행위라 할 수 있는 음악 소비를 훨씬 더 사교적으로 만드는 데에 있다. 아이포드를 집에서 쥬크박스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아이포드를 갖고 다니면, 언제나 새 트랙을 친구들에게 들려줄 수 있는 음악 콜렉션 전체를 들고다닐 수 있다. 수많은 아이포드 사용자들이 특별한 선곡, 목록을 만들어서, 가족들과 같이 차 안에서 듣는다. 가족들은 재생 목록에 대해 타협하기 때문에, 디즈니 곡에서부터 재즈, 저스틴 팀벌레이크까지 모두 담을 수 있다.
이 효과는 세 번째 영향으로 이어진다. 비닐 레코드나 CD의 한계를 벗어난 이러한 기능은 앨범에 대한 인식도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음악가들이야 원한다면 당연히 앨범을 만들 수 있지만, 온라인에서 팔리는 음악은 대부분 트랙 별로 팔리고 있다. 앨범이 갑자기 구식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이다. 싱글의 부활이라고 해도 좋다.
그렇다면 다음은 비디오 아이포드일까? 놀랍게도 위의 세 가지 점들 중에서 비디오에 해당하는 면이 하나도 없다. 개를 산책시키면서 영화를 보는가? 아니면 좋아하는 영화의 장면을 모아서 재생 목록을 따로 만드는가? 아니면 영화 장면 별로 구입을 하기라도 하나? 이미 시장에 등장하고 있는 포터블 비디오-플레이어는 물론 긴 여행과 같은 특별한 수요가 있다. 하지만 비디오 포터블 플레이어가 업계를 뒤흔들 정도의 제품이 되진 못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포드와 그 복사(複寫)사들이 예기치 않게 그 점을 증명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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