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두 편의 슬픈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이에서 본문
주말에 본 슬픈 영화 두 편.
날씨만큼이나 쓸쓸했던 두 영화.
미신을 믿지 않는다.
더욱이 무당은 나에겐 일종의 퍼포먼스 정도.
글쎄, 그들의 색체와 행위들은 향내 지긋한 옥춘 같아 싫다.
예고편을 보니 더욱 끌리지 않았으나,시놉시스를 보고야 마음이 갔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다.
60여명의 인터뷰와 4명의 촬영 4개월동안 124시간의 분량을 편집한 영화다.
이 영화는 무서운 영화가 아니다.
무당의 퍼포먼스의 이질감이나, 현재의 무속신앙의 대한 이야기가 아닌, 무당 그 삶의 이야기.
특히 무당 이해경과 어린 황인희의 현세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가슴이 아프다.
이 모든 걸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갈등하는 그들의 모습 안에서,
'숙명'이라는 단어가 낮설게 느껴진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는 무엇을 부정하며, 무엇을 믿고, 무엇을 따르는지.
그들의 신념과 신명 속에, 그들의 진실과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속에,
내가 가진 이질의 감정이 투영되었다.
그 투영된 나의 모습은 한 없이 슬펐다.
"남들이 보기엔 먼지 만한 가시 같아도, 그게 내 상처일때는 우주보다 더 아픈거래요"
슬픔이 가득한.
슬픔이 닮은 두 남녀의 이야기. 시한부 인생의 산파보다,
행복한 시간 속의 이별의 예감이라는 것은더욱 마음이 무겁다.
뒤 늦게 알게 된 삶의 이유와 사랑이라는 감정을 여미기도 전에,
행복하지만, 행복한 만큼 슬픔을 준비해야 했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