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잣.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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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의 기다림, 소니 DSC-R1 에 대한 회고

말혼자 2007. 9. 28. 20:27

DSC-R1

브랜드소니사이버샷
F2.8, 수동/최대30초, NP-FM50
평점

가장 마음에 드는 점
24미리화각,칼짜이즈선예도,AF,먼지걱정NO,핀문제NO
마지막까지 비교했던 다른 상품
40D,D80

2007년 9월. R1(이하 알원)이 나온지 2년 쯤 되는 최근에 알원이를 매수.

비운의 기종이라 매물이 많이 없는데 운좋게 마음 먹은지 하루만에 입수.

구지 2년이나 지난 구 기종을 리뷰하고 싶은 건 아니다.하지만 이 녀석을 말하기 위해선 조금 거슬러 갈 필요가 있다.

지금으로 부터 약 6년전, 디카가 한참 붐업이 되려던 태동기.

그때는 얌전한 지금과 달리, 각 업체마다 개성 있는 디자인을 내 놓았다.

캐논의 공전의 히트작 메탈릭 초소형디카 IXUS V, 경통이 돌아가는 오묘한 디자인의 니콘 쿨픽스 950

거기에 경통이 돌아가는 권총 디자인의 소니 DSC-F505가 있었다.

특히 505같은 경우엔 그때부터 칼짜이즈를 사용한 렌즈에 5배줌으로 명기로 통했다.

그 뒤로 소니는 또 한번 희대의 명기를 탄생시킨다. 505 후속작. DSC-707.

캐논 G1이라는 기종이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를 평정할 무렵, DSC-707의 등장은 그 야말로 충격이었다.

500만이라는 대용량 화소, 5배줌에 2.0-2.4까지 밖에 안떨어지는 아주밝은 렌즈에, 빠른 AF, 줌링. 1.8인치 대화면, 스태미너 배터리, 적외선 촬영등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완벽한 스펙의 디카가 등장한 것이다.

(지금도 사실 5년전의 DSC-707 스펙을 따라가는 컴팩트 디카가 없으니 슬픈일이다. 저런 밝은 렌즈는 다시 보기 힘든걸까)

이때부터, '소빠'라고 불리는 많은 매니아들이 탄생했고, 당시가격 150만원에 육박하는 비싼가격에도 불구하고 공전의 히트를 쳤다.

나역시 캐논 G1을 매각하고, 중고 707을 100만원 주고 사며 눈물을 흘린 기억이 있다.

그리하여 DSC-707은 나에게 아주 강한 인상으로 남게 되었고, 또 DSC-707과 함께 많은 추억을 남겼다.

그뒤로 색감을 보정한 DSC-717 까지 등장하기에 이른다.

그러던 중, 2003년 여름에 DSC-828이라는 또하나의 명기가 탄생을 예고한다. (그 당시 설레였던 포스팅)

역시 소니 개발진들은 유저의 니즈를 적극 반영하여, 28미리부터 시작하는 7배줌 배율(28~200)과 칼짜이즈 T*렌즈를 탑재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열화와 같은 성원에 발매하게 되지만, 냉철한 디시인사이드 유저 한명이 오토바이에 반사된 색수차를 끄집어 내어 희대의게이트 '보라돌이'를 만든다(지금 보면 별거 아니지만..) 결국 디시인사이드는 뒤집어졌고, 예약구매자들의환불사태가 벌어지고, 소니 측은 해명에 나서게 되지만 판매량은 꼬꾸라지는 비운의 운명(극성맞은 우리나라만 이랬단다) 을 맞게 된다.

나 역시 DSC-828구매를 기다리고 있다,보라돌이 사건으로 인해 구매를 보류하기에 이른다.

그 뒤로 2년. 또 소니 제작진은 DSC-R1이라는 제품으로 또 다시 나를 설레게 만든다.

그 때는 DSLR 시장의 급성장이 될 무렵이었고, 소니 개발진들은 DSLR급 CMOS를 장착한 R1이라는 하이엔드 기종을 만든다. DSLR과 맞먹을 화질과 T*렌즈로 뛰어난 화질을 보여줬으나 높은 가격과DSLR의 대세에 밀려비주류 기종으로 전전.

소니가 DSLR 시장 진출 선언 이후 비운의 단종을 맞는다.(나 역시 이때 니콘 D70을 구입)

그러다 2년이 지난 최근, R1의 재평가의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한 재밌는 시추에이션이 발생되고 있는데...

각 동호회 별로 화질을 테스트 해보니 현재 DSLR에 떨어지지 않는 화질과 선예도를 보여주고 있는 것. 이에 움직임이 빠른 유저들은 저평가된 R1을 매수하고 있다.

나 역시, DSLR 기변을 고려하던 중, 매수 완료. 마치 올게 온 기분이랄까. 707을 가졌던 설레임이 다시 느껴진다.

전반적인 평은 합격점

1. AF는 소니 명성답게 빠르고 정확했다(펜탁스 K100D 보다 편한 듯)

2. 펑션키+다이얼로 모두 조작되는 UI는 감동이다(니콘의 그 UI가 그리웠다)

3. 생각보다 빠른 초기 구동, 셔터랙도 적응할만 했다.

4. 생각보다 가볍더라. (K100D+스타24를 물려 써서 그런지)

5. 측거점이 무한대. 전후좌우 맘대로 이동이 가능

이에 반해 아쉬운 점은

1. 조작 다이얼의 느낌이 카메라보다 전자제품 같은 좋지 않은 감촉이랄까.

2. AF는 못느끼지만 셔터랙은 DSLR 쓰다 보면 답답(특히 야간에 약하다네)

3. 액정이 위에 달려 화면보며 찍는 어색함. 눈으로 볼때 EVF의 어색함.

4. ISO가 애매한 160 부터, 그리고 1/2000 밖에 안되는 셔터스피드

5. DSLR렌즈 군에 비하면 훌륭한 축에 끼지만, 828처럼 밝은 렌즈는 못만들었을까 하는 아쉬움.

6. 녹음된 셔터소리.

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러나오는 아우라와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는 꽤나 만족스럽다.

내일 출사를 나가서 좀더 테스를 해봐야겠다.

어쨋거나,

DSLR의 막연한 로망의 유저가 아니라면 한번쯤 써보라고 강추하고 싶은 명기임은 분명!

R1 방금전 찍은 테스트 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