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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편의 슬픈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사이에서

말혼자 2006. 9. 18. 23:34

주말에 본 슬픈 영화 두 편.

날씨만큼이나 쓸쓸했던 두 영화.

미신을 믿지 않는다.

더욱이 무당은 나에겐 일종의 퍼포먼스 정도.

글쎄, 그들의 색체와 행위들은 향내 지긋한 옥춘 같아 싫다.

예고편을 보니 더욱 끌리지 않았으나,시놉시스를 보고야 마음이 갔다.

이 영화는 다큐멘터리다.

60여명의 인터뷰와 4명의 촬영 4개월동안 124시간의 분량을 편집한 영화다.

이 영화는 무서운 영화가 아니다.

무당의 퍼포먼스의 이질감이나, 현재의 무속신앙의 대한 이야기가 아닌, 무당 그 삶의 이야기.

특히 무당 이해경과 어린 황인희의 현세의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은 가슴이 아프다.

이 모든 걸 '숙명'으로 받아들이며 갈등하는 그들의 모습 안에서,

'숙명'이라는 단어가 낮설게 느껴진 내 자신이 부끄러웠다.

나는 무엇을 부정하며, 무엇을 믿고, 무엇을 따르는지.

그들의 신념과 신명 속에, 그들의 진실과 그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속에,

내가 가진 이질의 감정이 투영되었다.

그 투영된 나의 모습은 한 없이 슬펐다.

"남들이 보기엔 먼지 만한 가시 같아도, 그게 내 상처일때는 우주보다 더 아픈거래요"

슬픔이 가득한.

슬픔이 닮은 두 남녀의 이야기. 시한부 인생의 산파보다,

행복한 시간 속의 이별의 예감이라는 것은더욱 마음이 무겁다.

뒤 늦게 알게 된 삶의 이유와 사랑이라는 감정을 여미기도 전에,

행복하지만, 행복한 만큼 슬픔을 준비해야 했던 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