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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마팅이

말혼자 2006. 7. 9. 23:48

#1마이 엔트리카 마팅이

글쎄. 지금도 묻는다. "왜 마팅이 타세요?"

마팅이 타는데 이유가 있을까. 음... 있다.-_-;

그 당시 '가요사키'의 팬이였기에, '차는 맨 나중에 사라' 라는 말을 굳게 믿었지만,

느무 차가 사고 싶었다. (그 당시 출사를 많이 가게 됨을 이유로...)

결국 타협을 한 것이 마팅이.

친구녀석이 소개시켜준 딜러에게 흰색 중고 마팅이를 싸게 구입했다.

#2핸드브레이크

상계역 부근에서 인수 받은 그날. 비는 주룩 내렸고,

그 복잡한 거리를 처음으로 운전한다는 생각에 핸드 브레이크를 올려놓은 채 15분간 주행했..;;

#3기뻤다

내 차를 가졌다는 것이 아주 기뻤다. 오래된 중고차였긴 하지만, 차를 주말마다 손수 세차를 하고, 차량 용품 사는데 정신이 없었다.

#4투어

마팅이가 레저용 SUV도 아닌데, 정말 많은 곳을 다녔다. 단양, 삼척, 경주, 하조대, 홍천, 대전, 안면도...등등 셀 수 없이...

특히 전 회사 직원들과의 여행이 기억에 남는데, 그도 그럴 것이 작은 마팅이에 5명 꽉 채우고, 각자의 짐과 음식을 바리 싸들고 갔던 기억이 새록하다.

지금 SUV를 타고 다녀도 부담스러운 인원일텐데, 그 때는 어떻게 다녔는지.

하지만, 무리 없이 정말 잘 달려 주었다.

난 마팅이가 좋았다.

#5사고

큰 사고는 아니지만 몇 차례 사고가 있었다.

첫번째 사고

차 산지 얼마 안되, 장흥 쪽에 놀러 갔다가, 이리 저리 해메다가 의정부 쪽으로 돌아나온 적이 있다. 비가 많이 내렸고, 의정부에 왔을 쯤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쾅~!"

서 있는 중간에 누가 뒤에 와서 부딛쳤다.

상황을 보니, 소렌토가 세피아를 부딛쳤고, 세피아가 마팅이를 부딛친 것.

우습게도, 내 마팅이만 범퍼가 찌그러지고 나머지 차는 멀쩡했다. ㅡ_ㅡ;

사고 낸 아저씨가 범퍼를 수리해으나,

이 때문에 이번에 차를 팔 때 -30만원이라는 감가상각을 당해야 했다.

두번째 사고

고속 도로를 달리 던 중 차가 멈췄다. 아놔~

참으로 당황스럽더라. 내 차 덕분에 ?아오던 뒷차들 정체가 되고.

견인이 되었고, 인근 카센타에서 15만원 상당의 수리비가 나왔다. 즐거운 여행길이 2시간 지연?榮?

세번째 사고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사고. 대천 해수욕장에서 처음으로 빽파킹을 하며 들어가다 주차되었던 차량의 뒷범퍼와 내 차의 오른쪽 휀다 부분이 접촉이 되어 찌그러졌다. 아 끝내 복구는 못했지만, 너무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네번째 사고

사실 네번째 사고가 사고 기록 중 가장 큰 사고다.

사고의 발단은 맨 위 사진의 길을 따라 홍천으로 가던 길. 날은 따뜻.

굽이굽이 비탈길을 마팅이가 열심히 달려주시는데, 열어 논 창문으로 벌레가 들어왔고, 그 벌레는 내 목에 앉았다. 가려워 목 부근에 손을 댔으나, 벌레 특유의 뭉클함이 느껴졌고, 난 떼느라 당황 했었나보지. 미처 커브길을 보지 못했다.

그 커브길이 낭떠러지였다면, 난 이 글을 쓰지 못했을 것이고, 다행히 모래가 쌓여져있던 경사가 있던 외곽길에마팅이가 머리를 박았다. 엑셀이 허공을 맴도는 소리와 모래 더미가 창문에 휩싸였다.

와. 순간 당황스럽더라.

겨우 차에서 내리니, 뒤 따라오던 중년에 아저씨는 이렇게 진술했다.

"난 총각이 삶을 비관해서 자살하려고 하는 줄 알았어. 잘 가다가 갑자기 떨어지길래"

참 여기서 우리나라 아름답더라.

길에 가던 차들이 모두 세워서 우릴 도와주려고 했다. 결국 지나가던 구형 코란도 차량이 마팅이 어덩이와 코란도 엉덩이에 끈을 이어 끌어내려고 했다.

사람들은 마팅이의 양옆에서 끌어내려고 밀어줬고, 나는 차 안에서 후진 엑셀을 열심히 밟았다.

몇 차례 끈이 끊어지고 나서 도로로 다시 올라왔다.

와. 감동적인 순간. 사례도 제대로 못했는데 도와주셨던 분들은 가셨다.

다행히도 마팅이는 잘 굴러갔으나, 차에서 모래소리와 덜그덕 거리는 소음. 그리고 앞 범퍼가 깨졌다.

다섯번 째 사고

월드컵 공원을 가고자 우회전 했을 당시 갑자기 차가 멈췄다.

난 자연스래 견인 서비스를 불렀지.

여섯번 째 사고

새벽에 느무 졸려, 라디오르 켜놓고 잠이 들었다. 일어나서 가려니 시동이 안걸린다.

배터리가 나갔다.

#6낡음

최근 두 차례 갔던 정비소의 사장님들이 동일한 말을 하신다.

"수리좀 하셔야겠는데요"

"수리 하시려면 돈좀 들겠어요"

고민이 시작되었다. 더 수리를 하느냐. 파느냐.

마팅이가 이 말을 들었다면, 청천벽력이였겠지...

#7냉정

냉정한 일이란 걸 부정 안한다. 2년 넘게 많은 추억을 가져다 주었고,

나에게 차라는 것을 알려준 고마운 녀석이지만 난 냉정했다.

#8매각

지난 주 갔던 곳보다 무려 -30만원을 덜 제시했다.

난 그들이 정직하게 매입을 안하려고 하다는 걸 본능적으로 깨달았지만, 더 이상 지체를 할 수 없어 그들의 제안에 동의 할 수 밖에 없었다.

#9짐

짐을 정리하려니, 왜이리 짐이 많니.

역시 세월은 세월이구나. 모든 흔적은 이 짐으로 옮겨졌던 것.

마지막 차를 타고 인사했다.


"잘가라 마팅아"